도검 및 검도관련 정보

검제작에 대한 상식(퍼온글) 2008-08-06 00:00:00
admin 조회수 : 7543
첨부파일 :
검의 제조방법에 따른 특징




(1) 진검에 대하여

진검의 급속한 보급, 진검시장의 확대에는 해동검도의 영향이 지대하였다. 해동검도에서 진검수련을 많이 하면서부터, 진검 시장이 엄청나게 확대되었고, 도검제작소마다 품질 좋은 진검 제작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과거의 조선의 도검이 매우 좋았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는 많이 있어왔지만, 사실 명검이라고 할 만한 조선의 검이 남아있는 것은 별로 없는 실정이니 이 말은 신뢰성이 없다. 오히려 역사적기록에는 일본의 칼이 좋아서 수입했다는 이야기만 적혀있다. 왜정시대의 일본도를 분석해 본 도검업자들의 말을 들어도, 왜정시대의 일본도 수준을 지금도 한국에서는 도저히 재현할 수 없다고 하니, 일본도는 꽤나 품질이 좋았음에 틀림없다. 한국의 도검이 발전하게 된 시기는 80년대 중반부터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 싶다.

현재 유통되는 진검은 단조칼과 특수강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요즈음 한국에서 제작되는 단조칼이 과연 진정한 단조칼인가 아닌가에 관한 논의도 많지만, 특수강 강판을 잘라서 만든 것이 아니라, 강철을 두들겨서 만든 것이니, 일단 단조칼로 분류하고 이 글을 진행한다.

(2) 단조 칼

과거부터 만들어 온 전통방식으로 제작하는 진검이다. 담금질 후 망치로 두들겨서 만든다.

▶ 재질

단조칼은 주로 무쇠를 단조하여 만든다. 무쇠를 담금질하여, 달구어진 쇠를 해머로 두들겨서 만들기 때문에 단조 칼이라고 말한다. 단조로 칼을 만들게 되면, 쇠의 조직이 치밀해지며, 절삭력이 매우 뛰어난 칼이 된다. 주로 일본에서 명검이라고 말하는 칼은 100% 단조방식으로 제작되며, 한국에서도 고가의 고급 진검은 모두 단조방식으로 만든다.

▶ 열처리 방식

단조칼은 특수강칼처럼 통열처리 방식이 아니라, 칼날에만 부분열처리 방식을 사용한다. 검의 열처리방식은 가장 좋은 것이 부분열처리 방식인데, 부분열처리를 해야만 칼의 각 부분의 경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각 부분의 경도가 달라야만 칼은 탄성과 유연성을 가진다.

▶ 경도와 인장강도

경도는 보통 4.5-5.5 사이이다. 단조칼은 대개 이 정도의 경도를 가지는데, 일본의 명검들도 사실 경도는 이 수준이다. 보통 칼날 부위는 4.5-5.5의 경도가 나오며, 칼등부위는 3-3.5의 경도가 나타난다.

▶ 장점

베기를 했을 때, 검의 진동과 떨림이 적고, 미끄러움이 특수강 칼보다 적다. 따라서 베기시에 손맛이 매우 좋다.

칼로 베기를 할 때는, 일명 붙는 맛이라고 하는 베기의 맛이 있는데, 단조 칼은 붙는 맛이 매우 좋아서, 좋은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베기시의 진동과 울림이 특수강 칼보다 적다. 특수강 칼처럼 불안한 진동이 아니라, 매우 안정적이며 아름다운 울림이 전해진다.

▶ 단점

초보자가 베기를 잘못했을 때는, 칼날이 부분적으로 조금 비틀릴 수 있다. 그러나 비틀린 것은 A/S를 통해 바로잡을 수 있으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A/S라는 행위가 귀찮은 일이며, A/S 기간동안 수련을 못한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베기를 처음하는 초보자에게는 조금 고급스러운 진검일 수도 있다.

재료와 인건비가 높기 때문에 가격이 특수강 칼보다 비싸다. 그리고 제작시간이 오래 걸린다.

칼자루의 고정방식이 전통적인 2점식 대나무못으로 만든 진검의 경우, 과도한 대나무 베기시에는 특수강 칼보다 칼자루와 칼 코등이가 흔들리기 쉽다. 이 경우에는 칼자루를 뽑아서 창호지를 발라 다시 넣거나, 칼자루의 대나무 핀을 뽑아서 다시 박아주어야 한다. 따라서 아주 오래 사용한 진검은 칼자루를 분해해서 보면, 구멍이 세개, 네 개 나있는 것이 많다. 구멍을 다시 뚫어서 못을 박아 고정해 가면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3) 특수강 검

특수강 검은 해동검도가 확산되면서, 1993년경을 전후하여 시중에 출현한 칼이다. 기존의 단조방식의 칼은 제작비용이 높고, 제작시간이 오래 걸렸으므로, 그 대안으로서 스테인레스 특수강판을 절단해서 만든 특수강이 제작되기 시작하였다.

제작원가와 제작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단조 칼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 재질

스테인레스 특수강을 사용한다. 보통 SKS-3강이라고 한다. 요즈음은 하이스 강으로 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하이스 강은 단단하여 경도는 높으나 잘 깨지는 금속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자. 하이스 강이란 기계톱이나 절삭기 만드는 재질이다.

스테인레스 특수강을 레이저로 절단하여 칼날의 모양을 만들어서 제작한다. 레이저 절단하는 곳이 한 군데이므로, 우리나라에 나온 특수강 칼은 사실 한 공장 제품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도검 제작업자들이 이렇게 제작된 특수강 칼날을 사다가 칼날을 깎아서 만들기 때문이다.

▶ 열처리 방식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통열처리를 한다. 통열처리를 하는 이유는, 특수강의 특성상, 부분열처리시에 쇠가 갈라지거나 크랙(쇠의 갈라짐)이 잘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판 전체를 한꺼번에 통열처리를 하여, 열처리 된 강판을 레이저로 절단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만약 강판을 칼날 모양으로 절단하여 열처리하게 되면, 일부 칼날은 비틀림이 발생하여 상품으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통열처리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특수강 칼은 단조 칼과 달리, 담금질하거나 망치로 두들겨서 만들지 않는다. 따라서 명검이 나올 수 없으며, 고급 진검은 이 방식으로 만들지 않는다.

▶ 경도

보통 8.0정도의 경도를 가진다. 단조 칼보다 경도가 매우 높다.

▶ 장점

초보자가 마구잡이로 베기를 해도, 칼날의 비틀림이 없다. 초보자 때는 칼날을 여러 번 상하게 하기 일쑤인데, 특수강 칼은 이점에서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칼이 단단하기 때문에, 칼이 휘거나 칼날의 일부분이 비틀리지 않는다. 그래서 초보자용으로는 매우 좋다.

제작원가와 제작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단조 칼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만약 특수강칼을 단조 칼보다 비싸게 샀다면, 분명히 바가지일 것이다. 특수강 칼은 같은 장식을 했을 경우, 단조 칼보다 비쌀 수가 없다.

▶ 단점

절삭력이 무척 떨어진다. 그리고 베기시에 미끄러움이 크다. 경도가 크므로 미끄러운 것은 당연하다. 미끄럽기 때문에 베기시의 손맛이 단조 칼보다 많이 떨어진다. 베기시의 칼의 울림이나 진동이 단조 칼보다 조금 심해서, 칼의 품위가 떨어진다.

경도가 전체적으로 일정하므로, 무리한 베기시에는 칼날이 깨져나가는 경우가 왕왕 있으며, 칼이 부러지기도 한다. 경도가 높다는 것은 단단하다는 것이며, 단단하다는 것은 잘 깨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리를 연상하면 되겠다.

특수강 칼의 조직을 보면, 망치로 두들겨서 만든 것이 아니므로, 조직이 치밀하지 못하고 성긴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수강 칼은 편평한 스테인레스 강판을 절단해서 만들기 때문에, 칼날의 옆면이 배형이 아니라, 일부분의 단면이 평면이다. 따라서 명검의 부류에 들기에는 조금 부족함이 있다.

대개 칼자루의 고정방식이 대나무못을 사용한 전통방식이 아니라, 나사를 사용한다. 나사는 과도한 베기시에는 칼자루의 흔들림이 적지만, 진검의 좋은 진동을 방해하므로, 결과적으로는 좋은 것이 아니다.


(4) 특수용 칼 (삼각도)

90년대 들어서 . .검도를 위시한 베기전문 검파에서는 베기시범을 위해 삼각도라고 불리는 베기 전문용 진검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진검 신문광고 등에 보면, 전문베기용 또는 짚단베기용이라고 표시된 칼이 바로 삼각도이다.

삼각도는 칼의 단면이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칼이다. 따라서 면도칼로 베는 것처럼 매우 예리하게 베어낼 수 있으며, 짚단을 벤 후에도 짚단의 윗 부분이 떨어지지 않고 잠시 서 있게 된다. 베기 시범시에 짚단 수평베기하고, 넘어지지 않은 짚단을 다시 대각선 베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 짚단이 넘어지거나 날아가지 않은 채, 서 있으면 분명히 삼각도로 벤 것이다. 0.0검도를 비롯한 각종 신흥 검파의 베기 시범시에 많은 시범자들이 시범의 효과를 위해 삼각도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삼각도는 일본에서는 사용하지 않으며, 한국에서 발명된 칼이다. 그 목적은 베기를 잘 못하는 사람이 잘 베는 것으로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 이외의 목적은 전혀 없다. 왜냐하면 칼날이 약하고 품위가 없기 때문에 수련도로는 적합하지 않다. 지금도 전문 검객들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삼각도는 제작이 다른 수련도보다 수월하므로, 가격이 더 저렴해야 정상이다. 삼각도를 일반 수련도보다 비싸게 파는 도검상이 많은데, 분명히 바가지이다. 삼각도를 제작하는 데에 드는 인건비와 자재비는 일반 수련도와 전혀 차이가 없다. 특수강으로 만든 삼각도는 60만원 대에 사면 비싸게 사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일부 도검상에서는 120-150만원씩 부르기도 한다.


(5) 칼의 무게

진검은 보통 1000g-1200g사이의 무게를 많이 사용한다. 진검 무게가 너무 가벼우면, 베기시에 칼이 날라 다니는 경우가 생겨서, 칼이 대나무나 짚단을 잘 베기 어렵다. 적당한 무게가 있어야 충분한 무게가 실리므로, 잘 베어진다. 특히 초보자는 가벼운 칼로 베기가 조금 어렵다.

그러나 무거운 칼은 칼의 속도를 느리게 할 뿐 아니라, 손목과 팔목, 어깨에 엘보우가 오게 만드는 경우가 있으며, 심한 경우 손목의 뼈 속이 저린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진검을 사용한 수련을 한동안 쉬면서 치료를 하여야 한다.

칼의 무게는 개인의 체중, 근력, 체격과 관계있는 것이므로, 잘 고려하여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초보자는 보통 1050g-1150g 사이의 진검이 적당하다고 본다.

그러나 숙련자가 될수록 가벼운 진검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베기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진검의 무게를 실력으로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하던 칼이 사용하기에 무겁다면, 일부를 깎아내서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이때는 구매한 도검업체에 부탁하여 수리하면 된다.

칼에는 옆면에 길게 홈이 나 있는 것이 있는데, 이 홈을 혈조라고 한다. 혈조는 검술 수련시에 바람소리를 내어 칼이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해 주며, 사람을 베었을 때 공기가 들어가는 길이 되므로, 칼이 박히지 않고 잘 빠지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 이외에는 칼의 무게를 줄여주기 때문에, 칼 무게의 조절을 위해 파는 경우가 있다.


(6) 칼날의 단면

칼날의 단면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① 둥근 배형

전통적인 대부분의 칼이 약간 둥근 배형을 가진다. 단면의 모양은 6각형이거나 8각형 구조이다. 가장 사용하기에 좋고, 견고하며, 인마 살상시에 확실한 살상력을 가진다. 짚단이나 대나무 베기시에는 베고 난 후에 짚단이나 대나무의 상단부위가 멀리 날아가는 칼이다. 단조방식의 칼 일 경우에 이런 단면이 많다. 칼날의 폭이 조금 좁기 때문에, 짚단 베기시에는 평면 칼보다 어렵다.


② 평면

특수강 강판을 절단하여 칼을 만들다 보니, 옆면이 편평한 칼이 생겨났다. 칼날 단면의 좌우부분이 거의 평면구조로 되어 있다. 옆면이 평면이다 보니, 칼의 무게가 줄어들었고, 따라서 칼의 무게

를 늘려주기 위하여 칼날의 폭을 넓혀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칼날의 폭이 상당히 넓은 칼이 많다. 과거의 칼은 칼날의 폭이 지금처럼 넓지 않았다.

칼날의 폭이 넓은 칼은 짚단 베기에는 매우 유리하지만, 대나무 베기에는 좋지 않으며, 검도 수련시에 칼이 무척 둔해지고 예리한 검세를 사용하기 어렵다. 애석하게도 요즈음의 많은 칼들이 이런 칼이 많다.


③ 삼각도

단면이 삼각형이다. 칼날의 폭이 넓고, 자를 대서 보면, 옆면이 편평하다. 짚단을 베고 난 후에도 짚단의 윗 부분이 날아가지 않고, 서 있게 된다.


④ 볼록렌즈형

고구려 시대의 환두대도 등에서 볼 수 있는 칼의 단면이다. 단조 방식이 아니면 만들기 어렵고, 좋은 칼에서 가끔 볼 수 있다. 칼날에 받는 충격에 강하다.


(7) 좋은 칼의 기준

좋은 칼이란 사실 기준이 없다. 자신에게 필요한 칼이 좋은 칼이다. 과일 깎을 때는 과도가 좋다. 고기 썰 때는 고기칼이 좋은 것이며, 나무 잘라낼 때는 정글도가 좋다. 검도에서도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칼의 모양이 달라질 것이다.

명필은 붓을 안 가린다고들 한다. 그래서 정도를 고집하는 완고한 검사들은 한 가지 칼 가지고 대나무도 베고, 짚단도 베며, 수련과 발도술까지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것이 합당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예가들도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큰 글씨를 쓴 후에 옆에 자신의 이름을 쓸 때, 작은 붓으로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용하던 큰 붓으로 이름까지 써넣는 사람이 있다. 무엇이 맞는가는 자신이 속한 문파와 스승의 취향이 문제인 것이다.

요즘은 베기를 많이 하며, 베기하는 목적 중에 한가지는 상쾌한 손맛을 보기 위해서 할 때도 많다. 베기만이 목적이고, 손맛이 목적이라면, 삼각도를 구해 쓴다고 하더라도 욕 해야할 이유는 없다. 검도수련이 목적이 아니라 짚단베기가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특수강으로 만든 삼각도가 적합할 것이다. 베기가 목적인 수련자의 시각에서는 특수강 삼각도가 좋은 칼이며, 검도수련이 목적인 수련자에게는 단조로 제작된 육각도나 팔각도가 명검일 것이다.

자신에게 맞는 칼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좋은 칼을 좋은 가격에 구입해서 쓸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한 것이며, 더 나아가서 용도에 맞는 칼을 상호 비교분석해 볼 수 있는 공개된 기회가 상설로 마련된다면 검도발전을 위해서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진검의 평가는 목적에 적합한 측정기준이 도입되어 평가되어야 하며, 단순한 수평비교만으로는 진검의 품질을 평가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서 경도 비교로는 좋은 칼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경도가 높은 칼이 좋은 칼이라고 한다면, 일본의 수억원 짜리 명검들은 명검반열에 들지도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몇몇 도검업체의 진검의 품질을 비교해서 인터넷에 올려놓은 것을 보았다. 아쉬운 것은 실제로 그 테스트에 참여하지도 않았던 도검업체의 이름이 참가업체 명단에 버젓이 올라있는 것이었고, 자신들과 거래하는 도검업체의 칼이 가장 좋다고 평가했던 점이다. 진검의 품질평가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평가기준의 도입과 평가단체의 중립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 칼날 자체각의 모순

요즘은 짚단과 대나무를 잘 베는 것이 검도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지는 시대이다. 검도인은 무엇이던 잘 벨 줄 알아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오로지 베기만을 연습하면서, 그것이 검도라고 말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이다.

해동검도의 베기를 자세히 연구해 보고 있자면, 칼날자체각 또는 칼날각이라는 신조어를 사용하는 것을 자주 본다. 베기 전에 기본자세로 칼날 자체각을 잡고, 내려 벤다는 소리인데, 과연 칼날 자체각을 잡는다는 말이 검리에 맞는 행위인가에 관해서는 나는 이견이 있다.

98년말에 시중에 나온 베기해설 책에도 칼날각이라는 단어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칼날각을 잡은 후에 베기를 실시하는걸 사진으로 볼 수 있다. 검은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무기이며, 검도의 모든 이치는 잘 공격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자세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칼날각은 이러한 검리에서 벗어난 자세인 것이다.

상단이 되었던, 중단에서 들어올렸다가 내려 베건 간에, 검기의 출발은 몸의 중심선에서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며, 몸의 중심에서 시작될 때 가장 빠르고 응용의 폭이 넓어진다. 다시 말하면 우로 어깨 메어 스타일의 기본 검 자세는 특정공격기술에서나 사용 될 뿐, 범용성은 없는 자세라는 것이다. 더구나 대각선 베기는 중심선에서 시작하여 몸을 비틀면서 칼날각을 만들어서 베는 것이지, 처음부터 칼 각도를 눕혀서 칼날각을 잡는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일본의 거합도의 베기도 자세히 보면, 몸의 중심에서 시작된 칼이 몸을 비틀어서 변화를 준 후, 이동 중에 칼날각을 잡아나가고 있다. 그것이 가장 좋은 검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일부 검파에서는 칼날각을 주장하는가? 바로 잘 베기 위해서이다. 오로지 베기만을 위한 검도를 하기 때문에, 검리를 무시하고 베기에 가장 좋은 동작만을 취사선택하는 것이다. 진검 들고 하는 검도는, 잘 베면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수는 있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은 청계천 가서 전기톱을 하나 사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전기톱 하나 사면, 허리만큼 굵은 나무도 잘 벨 수 있다. 가격도 진검보다 월등히 저렴하다. 극단적으로 베는 것만이 검도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전기톱으로 허리만큼 굵은 나무를 베는 사람이 가장 최고의 검도인 일 것 같다.

어떤 사람은, 검파가 다르니 검리도 다르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모양이 똑같은 칼 들고 유사한 이치로 검법을 사용하면서, 처음부터 말도 안되는 검리를 사용하는 것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시중에 나온, 쌍수도를 사용하는 대다수의 검도는 검리가 다르지 않다. 이런 사람은 아마도 스승에게서 이치에 맞는 검리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스승은 왜 제대로 못 가르쳤을까? 오랜 경험 속에서 검증된 검술이 아니라, 책 보고 짜집기 해서 만들어낸 검술이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연구해 볼 일이다.

검도수련의 목적은 베기에 있지 않다. 베기를 위해서 검리를 변형시키는 시도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검리를 변형시키지 않으면서, 잘 베는 사람이 훌륭한 검도인이다.

착각하지 말자. 검리에 어긋난 베기를 지도한다면, 간판을 바꾸는 것이 좋다. 00검도장이 아니라, 00베기장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00베기장 벽에는 품질 좋은 일제전기톱도 하나 걸어두라.

일부 지도자들은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아마 밑에 사람들 시켜서 시비를 걸어올 것이 분명하다. 그 동안 그런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말은 검도에 관해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그런 사람들이 없어서 애석하다고들 한다. 이견이 있으면 이제는 스스로 하도록 하는 게 좋겠다. 철없는 고교생들 시켜서 뒤에서 사주하지 말고 말이다. 고교생은 정말 무섭다....


▶ 삼각도를 사용한 짚단베기의 문제

삼각도는 베기만을 병적으로 중요시하면서 생겨난 현대의 칼이다. 과거에는 삼각도는 없었다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삼각도는 쉽게 부러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전에서는 효용성이 없다.

삼각도로 짚단을 베면, 짚단이 넘어지지 않고 잠시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칼의 단면이 배형이 아닌 삼각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칼날의 면이 편평하다는 소리다.

짚단 베기시범을 보다보면, 그런 삼각도 들고서 시범보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짚단을 가로로 수평베고, 아직도 넘어지지 않은 짚단을 다시 대각선으로 베는 시범 따위는 베기 시범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짚단이 베고 나서도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에 관해 생각해 보자. 얼마나 실력이 없으면, 남들에게 잘 베는 것으로 보이려고 삼각도까지 사서 써야 하겠는가.

검도의 목적이 베기에 있다는 것인가? 베고 난 후의 짚단은 옆으로 날아가서 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 시범을 보면서 잘 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야 초보자는 몰라서 그렇다

고 하더라도, 알만한 사람들이 삼각도 들고 시범 보이는 것을 보면,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다.

베기에는 손맛이 분명히 있다. 마치 낚시의 손맛 같은 것이다. 물론 베기만을 놓고 말한다면, 삼각도가 베는 맛은 좋을 수도 있다. 짚단 한단을 놓고, 두 번 세 번 수평으로 벨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베기 시범의 목적은 무엇인가? 자신의 실력을 공개적으로 보이고 평가받는 것 아닌가! 그전에 보면, 태권도 시범단이 격파시범 보이는 기왓장이 따로 있었다. 격파용 기왓장인데, 너무나 약해서 손가락으로 툭 쳐도 부서지곤 했다. 태권도를 전혀 안한 사람도, 격파용 기왓장 열장 쯤 부수기는 여반장이니, 이런 시범 왜 보이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나도 군대시절에 벽돌 격파할 때, 벽돌을 소금물에 삶았던 적도 있었지만, 깨지지 않으면 얼차려 당해야 하는 군대이니 이건 좀 이해 좀 해 주어도 될 것 같다. 건축용 기왓장, 건축용 붉은 벽돌은 태권도, 합기도 고단자라고 해도 한 장 깨기도 무척이나 어렵다.

베기 시범에서 삼각도 사용하는 것은, 격파용 기왓장 들고 쇼맨쉽 보이기와 무엇이 다른가! 평소에 사용하던 칼 들고 시범보이는 것이 정도 아닌가!

더 심각한 문제는, 검리를 모르는 초보자들은 수평으로 베고 난 후에 짚단이 넘어지지 않고, 서 있어야 잘 벤 것이라고 착각하는 데에 있다. 이런 행위를 통해서 원칙을 호도하는 행위는 분명 잘못이다. 검도인들의 용어로 한다면, 사파 검술인 것이다. 과거 일본에서 유행했던 격검흥행이라고 있었다. 삼각도로 짚단베기 시범 보이는 사람들은, 자신이 검도인이 아니고, 검술흥행사라고 자책할 줄 알아야 한다. 대중에 대한 속임수 인 것이니까.

칼에 관한 한 일본인들은 우리보다 질적, 양적으로 많은 발전을 했다. 일본인들이 삼각도를 왜 검으로 쳐주지 않는지, 삼각도를 사용한 짚단베기를 왜 사도로 평가하는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적어도 일본의 검술 명문정파에서는 삼각도는 사용하지 않는다. 아니, 일본에는 삼각도라는 칼 자체가 없다. 삼각도는 90년대초에 한반도에서 발명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자존심 강한 사부 밑에서 엄격한 검술수업을 받은 사람은, 절대 삼각도를 사용하지 않는다.

옆의 사진의 인물은 일본에서 검신으로 불리기도 했던, 나카무라 다이사부로 선생이다. 거합발도도와 베기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분이고, 97년에는 한국에도 방한하였다.

나카무라 선생이 벤 짚단의 모양을 한번 살펴보면, 짚단의 상단이 분명히 날아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검객이란 자신의 칼에 명예와 생명을 걸고 사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쇼맨쉽에 입각한 검술흥행사(곡마단 단원인가?)인지, 진정한 검객인지 스스로 평가해 보고 부끄러움을 알라. 무사로서 자신의 검에 프라이드 좀 갖고 사는 검객이 많았으면 좋겠다.

검객은 서커스단 삐에로가 아니다.



충남대 국검 http://web.chungnam.ac.kr/circle/gukgum/first.htm